제6기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사업에 참여하는 나눔지기의 삶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꿈을향해 도전하는 배움지기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멘토링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배움과 성장의 좋은 토대가 되길 바랍니다.
정말 이 학생들이 큰 대회에서 당찬 아이디어를 냈던 것일까, 싶었습니다. 첫 만남의 자리에서 그녀들은 수줍어하고 쑥스러워 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말주변이 없다며 두 손을 모으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주위를 응시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한 두 마디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자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 초반의 생기 넘치는 젊은 대학생들이 어디까지 당찰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긍정적인 에너지와 활기 넘치는 미소로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의 수상을 휩쓴 그녀들을 만났습니다.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와 재치 넘기는 기지로 심사위원의 관심을 받은 그녀들. 김수빈, 윤지혜 배움지기의 머릿속에는 어떤 통통 튀는 발상들이 들어 있을까요. 지금의 인터뷰는 그녀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돋보기입니다.
‘쑥스러움, 부끄러움, 수줍음’ 3종 세트… “하지만 과제 앞에서는 돌변해요”
“정말, 저희가 이달의 스타인가요?”
처음 그녀들에게 ‘이달의 스타’로 선정됐다고 전했을 때, 수화기 너머에서는 의외로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상상이 갔습니다. 아마 그 목소리는 놀라움에 가득찬 마음을 애써 누르는, 평정심과 침착함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낯을 가리고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그녀들. 김수빈·윤지혜 배움지기를 만났습니다. 둘이 본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닌데, 한 핏줄을 타고난 자매는 더더욱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누가 우선이랄 것 없이 조용했습니다. 그저 수줍게 웃거나 미소를 짓거나 눈을 크게 뜨고 자신들이 받은 질문을 되묻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진정한 반전이 그녀들의 머릿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얌전한 배움지기들이지만 머릿속에서는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가 가득했던 것입니다. 그녀들의 아이디어는 이번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여주에서 개최된 ‘뉴욕 페스티벌’에 참가해 ‘경기도 10대 도전과제 공모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지, 생산적인 고민에 동참한 것이죠.
김수빈 배움지기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에서 한 활동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입소문’ 내기였어요. 경기도가 추진하는 과제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 그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동참하자고 사람들에게 소문내는 거죠.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10대 도전과제 공모전’을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사람들을 잘 불러 모으는 일을 고민했다고나 할까요?
그녀들은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에서 진행하는 활동을 통해 각각 1등과 2등을 했습니다. 경기도지사상과 여주시장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물론 그녀들 개인이 1, 2위를 차지한 건 아니었습니다. 두 배움지기가 속한 팀이 이토록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이었죠. 두 배움지기가 1, 2위 팀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건 우연이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과 별개로 참여한 행사였던 것입니다. 우연이었지만, 두 학생이 수상 팀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은 멘토링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윤지혜 배움지기 김흥기 나눔지기님으로부터 광고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두 번째 멘토링이 있던 날 저희한테 물으시는 거예요. ‘세계 4대 광고 페스티벌 중 ‘뉴욕페스티벌’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데 알고 있나요’ 하시더라고요. 잘 모른다고 했죠(웃음) 그랬더니 이왕 이야기 나온 것,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어때, 한 번 참여해볼래?’ 하시는데 거부할 수가 없었어요. 꼭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었죠.
여기서 잠깐. ‘뉴욕 페스티벌’과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의 상관관계에 대해 궁금하시죠? ‘넥스트 경기 대학생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혜택 중 하나가 바로 ‘뉴욕 페스티벌’ 행사를 참관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윤지혜 배움지기 ‘뉴욕 페스티벌’이 경기도 여주에서 개최됐잖아요. 이 기회를 이용해 경기도를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홍보하자는 목적이 있던 거예요. 경기도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2015 넥스트(NEXT) 경기 소통콘텐츠 크리에이터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어요. 국민과 도민의 의견이 정책에 깊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이죠. 이것이 효과적인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사람들에게 이러한 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참여를 독려해야겠죠. 저희가 한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을 모을 수 있는 아이디어의 제공이죠.
홍보, ‘타깃(target)’을 잡고 ‘키워드(key word)’로 풀기
그렇다면 그녀들은 어떤 아이디어로 1, 2위를 각각 거머쥘 수 있던 걸까요? 먼저 윤지혜 학생이 귀띔을 해줬습니다.
윤지혜 배움지기 공모전 자체가 정책을 만드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어요. 시민이라는 타깃(target)을 먼저 잡고, ‘정책’과 ‘영향력’ 이라는 키워드(key word)에 집중했어요. 정책은 결국 우리 생활에 영향력을 주는 거니까, 이러한 의미를 이용하기로 했죠. 처음에는 좀 자극적으로 가자고 생각했어요. 기성용 선수가 예전에 했던 말 중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 라는 게 있었죠. 처음에는 이걸 슬로건으로 잡았어요. 정책을 바꾸고 싶으면 직접 참여해라, 라는 의미로요. 그런데 생각할수록 도발적인 것 같았어요. 오히려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겠다 싶었죠. 이후 긍정적인 이미지를 넣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그 쪽으로 계속 머리를 굴렸어요.(웃음) ‘넥스트 경기’가 공모전 명칭인 만큼 ‘경기’라는 단어에 집중했죠. ‘경기도’의 ‘경기(京畿)’와 ‘축구 경기’의 ‘경기(競技)’를 이중적 의미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경기 한 판 같이 뛰자’ 라는 의미를 주고 싶었거든요. 결국 ‘경기 한 판 같이 뛰자’를 메인(main) 슬로건으로, ‘경기에 역량을 주세요!’를 서브 슬로건으로 잡고 홍보 계획을 잡았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감탄이 나왔습니다. 사실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인 셈인데, 그동안 왜 우리는 생각하지 못했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통통 튀는 대학생들의 발랄한 사고방식이라는 게 이처럼 유연하게 발동할 수 있다는 것에 괜스레 호기심까지 생길 정도였습니다. 김수빈 학생 팀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김수빈 배움지기 저희도 먼저 타깃을 잡았어요. 아무래도 공모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대학생들이잖아요. 때문에 강요하는 식으로 말하면 다 싫어할 것 같아서(웃음), 알아서 입소문이 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어요. 스펙이나 공모전에 뽑혀 상을 받으면 좋은 스펙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것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기로요. 그렇다고 너무 적나라하게 ‘상금을 받습니다’ 이건 아닌 것 같고…. 저희는 ‘경기도’의 ‘경기(驚氣)’를 ‘놀라서 경기를 일으키다’의 ‘경기(驚氣)’와 이중적으로 사용했어요. ‘알바 때문에 너무 경기(驚氣) 일으키지 말고, 경기(驚氣)를 홍보함으로써 좋은 기회를 얻어가라’ 는 거였죠.
“멘토링 프로그램 없었다면, 넓은 세상 느낄 수 있었을까요?”
사실 지금이야 이토록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사람들을 모을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매일 매일 주어지는 과제도 과제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 모인 또래 학생들과의 관계도 처음에는 서먹했죠.
윤지혜 배움지기 제가 낯을 정말 많이 가리거든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잘 못해서 학교 과제 할 때도 팀플은 잘 안 해요.(웃음) 그런데 이번엔 핑계를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팀이 돼서 과제를 수행해야 했죠. 솔직히 팀 분위기가 아주 좋았던 건 아니에요.(웃음) 서로 다른 학생들이 모이다보니 의견 충돌도 있고 그로 인해 조금씩 감정이 상하는 부분도 있었죠. 하지만 일은 일이니까요. 회의할 때는 거기에 맞는 의견을 내고 좋다 아니다 피드백을 활발하게 했어요.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까 마지막에는 모든 감정을 풀고 헤어졌죠. 하하.
김수빈 학생도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어색할 틈도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수빈 배움지기 당장 내일 모레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서로 어색할 틈도 없어요. 마지막 날 밤에는 거의 다 밤을 샜을 정도예요. 친목을 다지다보면 오히려 거기서 틈이 생길 수 있는데, 이건 바로 PPT 만들고 과제하니까 일 중심으로 다가가게 됐어요. 오히려 팀원들이랑 친해진 건 모든 일정이 끝난 다음이었죠.
‘넥스트 경기 서포터즈’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두 학생들은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결코 지금의 경험은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방황의 시간을 단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수빈 배움지기 저는 올 해로 대학교 2학년이에요. 지난 해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고민이 많아졌어요. 무엇을 해야 할 지 도저히 모르겠어서요. 그걸 찾기 위해 여러 동아리를 찾아다녔죠. 하지만 그 때도 여전히 확신은 서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올해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제 꿈에 좀 더 다가간 느낌이에요. 실무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꿈꾸는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할 수 있었죠. 꿈이 현실이 되는 느낌이 이런 걸까, 싶을 만큼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두 학생은 입을 모아 멘토링 프로그램이 프리즘 같은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빛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다양한 색으로 분화되듯, 한국장학재단의 멘토링이 자신들의 색을 각각 뚜렷하게 밝혀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혼자였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귀중한 체험을 이곳을 통해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는 말도 꼭꼭 씹어 강조했죠.
윤지혜 배움지기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게 가장 좋았어요. 낯가림이 심한 편인데 이곳에서 활동하며 그런 성향을 많이 고칠 수 있었어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 막상 해보니 별 것 아니더라고요.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배움지기만 해도 저희 팀은 15명이에요. 낯선 친구들이 점점 동료로 깊어지는 걸 느끼면서 오히려 새로운 만남이 기대될 정도에요. 제게 새로운 세계를 알려준 시간들이죠.
하나 둘 깨달아가는 이들은 여전히 배움의 시기에 있습니다. 지금 많은 것들을 깨닫고 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이 100% 해결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방향이 조금 달라진 건 맞습니다. 예전에는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채 향방 없는 방황을 했다면, 지금은 방향을 정한 상태에서 깊이 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두 배움지기의 앞날이 기대됐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졌습니다. 이들이 만들 광고, 세계를 향한 그 매혹적인 아이디어가 말이죠.
윤지혜 배움지기
학력 |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김수빈 배움지기
학력 |
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