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사업에 참여하는 멘토링 팀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터뷰 하는 팀의 멘토링 운영방식과 계획을 전하고, 멘토링에 참여하는 다른 팀들의 운영에 유익한 좋은 사례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진실의 눈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최수묵 나눔지기
현.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 기획위
전. 동아일보 사회부 사건데스크. 산업부 IT팀장
오수영 배움지기 / 팀장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이은주 배움지기
인천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문정남 배움지기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전강호 배움지기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김라은 배움지기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강경민 배움지기
제주대학교 산업응용경제학과
안녕하세요. 최수묵 나눔지기 팀 여러분. 먼저 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최수묵 나눔지기 안녕하세요 최수묵입니다. 저는 동아일보 기자로 내년이면 30년 차를 맞습니다. 사회부 사건기자, 산업부 IT 팀장, 국제부 미국 담당 데스크 등을 거쳤죠. ‘내러티브’와 ‘스로티텔링 뉴스’를 국내 언론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미래의 기자가 될 학생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진정한 기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격주마다 모여 책을 읽고 토론을 합니다. 역사와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과거의 맥을 이어 현 시대의 기자가 되기 위한 통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죠.
기자가 되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일까요. 배움지기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진정한 기자되기’ 라는 최수묵 나눔지기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여러분이 참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은주 배움지기 사지난 해 여름방학에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지식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제가 가진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느낄 수 있었죠. 학업 뿐 아니라, 그 시절을 겪은 저의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조언이 나오더라고요. 이번에는 반대로 제가 배움지기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회에서 저명한 위치에 있는 나눔지기님으로부터 제 꿈을 멘토링 받고 싶었어요.
문정남 배움지기 늘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기자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언론고시 스터디가 전부에요. 논술과 작문상식 등이죠. 학생들끼리 하다보니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생의 시각을 넘어 현직 기자분으로부터 배우면 더 좋은 가르침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이 팀에 지원했었는데, 호주 인턴 프로그램을 가게 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다시 지원했죠. 재수를 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전강호 배움지기 저도 방금 이야기 한 정남이와 비슷해요. 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어떤 공부와 준비를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아무래도 현직에 계신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기회가 되겠다 싶었죠. 프로그램이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오수영 배움지기 / 팀장 전 거창한 이유는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한국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신청한 적 있는데, 이후로 계속 문자가 오더라고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도 그 문자를 통해 알게 됐어요. 문자가 너무 자주 오기에(웃음) ‘도대체 이게 뭔데 계속 연락이 오는 걸까’ 하는 생각에 신청했어요. 혹시 제 관심사인 언론 분야도 있을까 싶던 차에 최수묵 나눔지기님이 함께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 문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귀중한 강의를 들을 수 없었을 거예요. 지금 제 동생이 대학교 1학년인데, 제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해서 3학년이 되면 차세대리더육성멘토링에 신청할 거예요. 만약 동생도 합격을 한다면 자매가 멘토링에 참여하게 되는 거죠.
김라은 배움지기 저도 솔직하게 이야기 할게요.(웃음) 부모님께서 공무원이셔서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어요. 이게 조금 아쉬워서 나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을까 찾고 찾다가 멘토링 프로그램을 발견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거든요. 전 지금 2학년인데, 나눔지기님께서 1, 2학년은 받지 않는다고 하셔서 엄청 긴장했어요. 다행히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죠. 굉장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강경민 배움지기 주도에서 격주마다 강의를 듣기 위해 서울로 온 강경민입니다. (웃음) 늘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다른 과정을 살펴보면 ‘기사 잘 쓰는 법’ 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그것보다 본질적인 내용을 배우고 싶었죠. 최수묵 나눔지기님 강의계획서는 다르더라고요. 신문도 읽고 책도 읽고, 역사와 철학도 공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토론을 하는 수업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끌렸습니다. 덕분에 현재 JTBC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나눔지기 님께서도 말씀해 주세요. 나눔지기로 활동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최수묵 나눔지기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저를 ‘사부’ 라고 부르게 했어요. 사부가 무슨 뜻이냐 하면, 스승 ‘사(師)’에 아비 ‘부(父)’를 합친 말입니다. 저는 나눔지기 역할이 단순한 선생에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무한한 사랑만 주는 부모도 아니죠. 중간자에요. 부모의 마음을 갖지만 스승으로서도 엄격하게 지도하는 사람이요. 부모가 들지 못하는 회초리를 들 수 있는 사람이요. 때문에 멘토링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사부라고 불러라’고 합니다.
사부’가 가르치는 ‘진정한 기자되기’ 가 궁금하네요.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을 하겠습니다. 이 팀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최수묵 나눔지기 진정한 기자되기’ 라는 이름에서 방점은 ‘진정한’에 찍힙니다. 기자는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고 고쳐야 하기 때문에 시대상황을 읽을 줄 아는 혜안을 갖춰야 해요. 사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기르는 여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기자란 무엇일까요? 그냥 기자가 되는 건 간단합니다. 언론사 시험에 합격해서 임명장을 받는 순간 기자로 불려요. 하지만 ‘김 기자’, ‘이 기자’ 라고 불린다고 해서 과연 기자일까요? 기자는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고 처방하며 나아가 치료법까지 알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거예요. 지금 이 시대가 물질만능이 되다보니 청년들도 인생을 살아갈 때 그것을 최고의 가치로 놓을 때가 많아요. 물질만능주의에 인생관과 세계관이 휩쓸려 갈 수 있는 거죠. 세태에 휩쓸리지 않고 절대적인 가치를 지켜나갈 줄 알아야 합니다. 역사와 철학이 중심 역할을 해 줄 거예요.
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전달자의 역할을 보다 잘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내 생각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그것을 고민하는 게 중요해요.
김라은 배움지기 제 전공이 국제관계학인데, 사부님 수업을 들을 때마다 전공수업을 다시 듣는 듯 한 기분이에요. 그만큼 기본에 집중하시는 거죠. 우리가 살아가는 국가 등의 기본적인 개념을 구분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세요. 최근의 수업 중 기억에 남는 건 국가와 국민의 구분, 메르스 사태에 대한 글쓰기였어요. 제게 필요한 수업이었죠.
매시간 토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토론식 수업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전강호 배움지기 현재 대학 수업만 4년째 듣고 있는데요, 대학교 수업도 일반적인 지식전달이 대부분이에요. 반면 여기서는 매번 토론을 해야 하죠. 토론식 수업이 좋은 점은 수업이 끝나도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얻어가는 게 훨씬 많더라고요.
여기있는 배움지기 모두 기자가 되고 싶어하시죠.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궁금한데요.
김라은 배움지기 제가 제 삶의 주인이 됐으면 해요. 일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한 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대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글을 쓰는 것은 그게 가능하죠. 제 머릿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니까요. 세상에 ‘김라은’ 이라는 사람의 자취를 남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자는 끊임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인만큼, 강제로라도 세상과 타인을 생각해야 한다는 게 좋아요. 이기적으로 변하는 제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오수영 배움지기 어떤 사실에 대해 가장 먼저 알게 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특정 사건 일어나면 가장 처음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이라는 게 좋았죠. 현장을 먼저 안 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기자를 꿈꿨어요. 저는 기자가 퍼즐을 맞추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퍼즐이 클수록 맞추기가 어려운데, 제대로 맞추는 역할을 제가 하고 싶어요.
전강호 나눔지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저는 꿈이 없었어요. 그 때의 저는 이타적이면서 동시에 이기적이었던 것 같아요. 제 주변만 봤습니다. 내가 내 힘으로 돈 벌고 주변 사람을 챙기며 사는데 사회와 정치를 왜 봐야하나, 싶었죠. 대기업 취직해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 한 친구가 떠나가고, 친밀하다고 생각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무너지는 걸 경험하면서 버티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서 군대에 갔어요. 군대에 가서 가장 처음 읽은 책이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이에요. 쇼펜하우어는 회의주의자인데, 삶을 진짜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의주의자의 책이 희망을 준다는 걸 느꼈어요. 저 역시 확실한 가치관과 신념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죠. 그 때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문정남 나눔지기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어요. 생각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 그렇게 저도 사회도 발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집단지성이라고 하죠. 여러 사람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좋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이은주 나눔지기 글을 쓰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가족과 친척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사건이 있었죠. 이 때 올바른 정보전달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막연하게 생각만 하지 말고 뛰어들어보자 싶어서 당시 부천시 학생기자단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이 경험들이 쌓여서 ‘진짜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하죠. 기사를 통해, 팩트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입체적인 통찰력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많은 배움지기께서는 막연하게나마 ‘이런 것들을 배우겠구나’ 하고 생각한 게 있을 것입니다. 막상 강의를 들으니 어떠세요? 본래 생각한 것과 다른 점 혹은 더 깨닫게 된 것들이 있나요?
문정남 배움지기 사실 글을 쓰면 그것에 대해 첨삭을 받는 게 위주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강의를 들으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던 기존의 생각, 혹은 바람직하지 못했던 생각을 가르쳐 주셨죠. 감사했어요. 철학을 배우는 게 글쓰기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더라고요.
배움지기들이 최수묵 나눔지기의 가르침에 완전히 매료된 것 같습니다. 대학생들과 소통하는 나눔지기님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최수묵 나눔지기 다른 건 몰라도 배움지기를 뽑는 노하우는 있죠.(웃음) 일단 서류전형 시 자기소개서를 받아요. A4 한 장 분량으로 써오라고 하죠. 그것만 읽어도 진정성과 열정이 다 보입니다. 때문에 면접에서는 굳이 많은 질문을 할 필요가 없어요. 대개 기자 프로그램의 면접이라고 하면, 그 날 조간신문을 보면서 이슈가 되는 사건을 외우고 오는데 그건 너무 흔해요. 제가 묻는 건 하나에요. ‘어떤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느냐’.
면접을 정말 제대로 준비한 배움지기라면 예상 질문을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답변을 만들어왔을 거니까요. 스스로에게 질문한 것, 그리고 그 답변을 내게 말해달라고 합니다. 이 친구들은 그나마 그것들을 모두 생각하고 온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아요. 아직도 절 무서워하는 것 같거든요.(웃음)
오수영 배움지기 초창기에는 무서웠는데, 강의가 진행될수록 너무 잘해주셔서 ‘사부’의 ‘부’로 저희 마음도 기울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너무 방심했는지, 한 번은 과제를 좀 약하게(?) 해갔어요. 학교 과제도 있어서 힘에 부쳤거든요. 그런데 불호령이 떨어지더라고요…(웃음) 기자에게는 마감이 생명이라면서 이런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그 때 다시 ‘사’로 기울었어요. 밀당을 엄청 잘 하세요.(웃음)
그러게요. 여전히 나눔지기 님을 무서워하는 느낌이 전해집니다.(웃음) 처음에 많이 무서우셨어요?
최수묵 나눔지기 솔직히 말들해봐. 무서웠지-?
강경민 배움지기 면접 때 저한테 질문도 없으시고 제주도에서 왔냐고만 하시길래 떨어졌구나,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어차피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가자 싶었죠. ‘진정한 기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하고 여쭤봤죠. 그러자 남은 학생들끼리 간소하게나마 간담회를 가져보자고 하셨어요. 그 때 하셨던 말씀들에서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있었어요. 여러 가지 면에서 무서웠던 게 사실이죠.(웃음) 그래도 지금은 좋은 게 더 많아요.
우리팀 자랑 좀 해봅시다. ‘진정한 기자되기’ 팀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요?
최수묵 나눔지기다른 팀이랑 비슷할 거예요. 모두 형제 자매처럼 가족같은 분위기라는 거죠. 서로 부족한 걸 메워주고, 화합하고 공유하는 정신이요.
오수영 배움지기 팀장들끼리 만나는 모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요. 다른 팀의 경우 팀원들끼리 따로 만난다거나, 나눔지기님과의 여러 가지 피드백이 활발하지 않은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희 팀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어요. 저희는 나눔지기님께서 장기 미국 출장을 가셨을 때도 저희끼리 모여 토의하고 그 결과를 메일로 보내곤 했거든요.
인생에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배움지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최수묵 나눔지기인생은 결국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누굴 탓할 것 없이 내 책임이라는 생각만 하더라도 모든 게 달라 보일 거예요. 오늘과 내일이 절대 같지 않도록 살겠다는 진취적인 도전의식을 갖는 것도 필요해요. 우리 팀의 마지막 수업은 지난 5년간 똑같았어요. ‘내가 20년 후 멘토(나눔지기)가 됐을 때, 첫 수업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발표하는 거죠. 20년 후, 배움지기들이 훌륭 한 나눔지기가 돼 주기를 다시 한 번 부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평생의 사제지간으로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어느 직장을 가든 꼭 문자로 알려주세요. 그런데 여학생들은 결혼할 때만 연락하더라고요.(웃음) 앞으로의 행보를 꼭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