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에 참여하는 멘토의 삶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꿈을향해 도전하는 멘티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멘토링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배움과 성장의 좋은 토대가 되길 바랍니다.
"여행 이후 새로운 분야에 기꺼이 다가서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사회리더 대학생 멘토링에서 마케팅을 배우는 활동 역시 하나의 도전이죠." 252일간 전 세계 15개국 48개 도시를 여행했답니다. 오롯이 혼자 힘으로 모은 여비와 배낭 하나, 그리고 드넓은 세상을 두 눈으로 확인해보겠다는 용기가 전부였죠. 지난 2017년 9월, 생일을 맞이해 러시아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과 아프리카로 향했다는 이루리 멘티의 유쾌한 모험기, 지금부터 전격 공개합니다!
첫 관문인 러시아 입국 심사대 앞에 서자 괜스레 조바심이 납니다. 귀국행 항공기 티켓 없이는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니 돌아올 기약 없이 떠난 여정이 시작부터 어그러질까 내심 초조한 탓입니다. 긴 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마주한 심사원이 무표정하게‘패스(PASS)'라는 한 마디를 건네자 정신 차릴 겨를 없이 후다닥 겨울왕국에 들어섰습니다. 이루리 멘티의 배낭여행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입니다.
가족의 빈자리를 마음에 묻고 떠난 여행
여행은 오랜 염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결심하기까지 쉽지 않았죠.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20대 초반엔 오빠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면서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이별을 감당해야 했던 까닭입니다. 세상은 넓고 배울 게 많으니 용기 내 도전하라는 어머니의 위로가 잦아들었던 열정에 불씨를 지폈습니다. 배낭여행을 통해 일찍이 마음에 묻은 가족 대신 세계를 돌아보고 오겠다는 의지로 운동화 끈을 질끈 묶었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휴학을 하고 일 년 동안 밤낮으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금을 모았습니다. 그야말로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바쁘게 지내면서 목표한 액수에 도달했는데, 정작 망설임이 공항으로 가는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막상 가려고 보니 부족한 점만 눈에 띄는 거예요.(웃음) 저축한 돈이 충분치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특별히 정해놓은 계획이 없었거든요. 이제 와서 머뭇거리다간 영영 떠나지 못할 듯해서 무작정 러시아 행 비행기를 탔죠.”
유럽으로 통하는 길목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무려 일주일이나 덜컹거리는 삼등석에 몸을 맡기며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인정 넘치는 배려를 받는가 하면 내내 투덜거리는 승객으로 인해 곤욕을 겪기도 했다고요. 비록 당시는 불편했으나 돌이켜 보면 이로써 인간관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자신에 대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히는 이루리 멘티의 차분한 미소가 자못 인상적입니다.
역경을 헤치고 사막에서 움트는 꽃, 주하라처럼
육로로 이동해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스페인, 모로코, 이집트, 터키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하나 같이 보석처럼 소중한 추억이 남아있는 나라들이지만, 이 가운데 유난히 애틋한 곳은 바로 모로코 사하라 사막이라고요. 짙푸른 밤하늘 위에 환상적으로 반짝이는 별이 좋아 44일간 머무른 사막에서 이루리 멘티는 ‘주하라(ZOUHRA)'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험난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꽃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불리며 지내는 동안 연이 닿은 무스타파 아저씨와의 만남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음식이 맛있어서 자주 들른 식당의 주인이었는데요. 사하라 사막에 한국인 여행자가 오면 으레 그곳으로 안내했기에 저를 보면 상당히 반가워했죠. ‘주하라, 웰컴(Welcome)!' 하면서요.(웃음)”
으레 인사치레라고 생각했답니다. 사막을 떠나기 전날 주변에 알리며 작별할 즈음에서야 진정한 우정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작은 암모나이트 화석이 박힌 하트 모양 펜던트의 목걸이를 주곤 꼭 다시 오라며 아쉬워하던 모습이 선연합니다.
다양한 삶 속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깨달은 도전 정신의 의미
다소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에피소드 역시 적지 않습니다. 생선구이와 대왕오징어 요리에 푹 빠져 매일 갔던 모로코 에사우이라 해변 식당의 직원 청년이 도시 근교의 집으로 안내했답니다. 덜덜거리는 택시에 6명이 동승해 비좁게 타고 찾아갔더니 부모님과 온 가족을 소개하곤 뜬금없이 프러포즈하기에 정중히 사양했다고요. 다음날 다시 찾아가자 저렴하던 음식값이 갑자기 올라있었다는 후일담은 폭소를 자아냅니다.
이집트 다합에선 우연히 발견한 물 공포증을 꾸준한 훈련으로 극복했습니다. 덕분에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얻었지만, 대체로 5일이면 취득하는 걸 한 달 동안 시도해야 했다며 수줍게 웃어 보입니다.
2018년 6월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노트와 SNS에 남긴 기록을 되짚어보면 당시 떠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는데요. 여행으로 배운 도전 정신을 토대로 이번 제10기 팽경인 멘토링 팀에서 생소한 분야인 마케팅에 대해 배우면서 새로운 영역을 터득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페루 마추픽추와 우유니 사막, 모아이 석상으로 유명한 이스터섬 등에 가보고 싶다는 이루리 멘티는 아직 확고한 꿈은 없지만, 우선 삶과 여행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을 내고자 합니다. 또, 지난 5월엔 앞서 이야기한 여행기를 교내에서 개최한 <학습경험 나눔 공모전>에 응모해 입선을 거둔 바 있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속해서 글을 써나갈 계획입니다.
“사하라 사막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여행담을 책으로 내보고 싶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응원해줬어요. 출판하면 꼭 알려달라고 전하기도 했죠. 그러니 약속을 꼭 지켜야 해요.(웃음) 독립출판을 시도해서라도 제가 보고 생각하고 느낀 바를 널리 나누고 싶어요.”
나에게 여행이란 ‘현실’이다. 현지에선 눈앞에 놓인 상황을 현명히 해결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요. 언어가 다른 만큼 소통이 어렵고 인종과 문화에서 오는 차이가 있죠. 여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잠시 잊고 있던 학교 졸업, 미래 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만, 전보다 과감해지고 용기가 생기며 두려움이 사라지죠. 어쩌면 여행은 그러한 현실을 깨닫고 타개하기 위한 힘을 기르는 차원에서 떠나는 듯해요.
이루리 제10기 멘티
학력 |
덕성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재학
경력 |
2019년 교내 <학습경험나눔 공모전> 입선
- ZOUHRA(주하라), Welcome!
2019년 법무부 제74주년 교정의 날 기념 웹툰 공모전
대학생 · 일반부 장려상
2019년 SH서울주택도시공사 <제2회 청신호 UCC · 웹툰 공모전>
웹툰부문 은상
2017년 9월~2018년 6월 세계 15개국 48개 도시 배낭여행